“양재수소충전소 안전한가?”… ‘수소’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안전성에 경제성 확보한 청정에너지…주민불안 해소하는 설득, 공감대 형성 필요

설계·시공부터 안전관리…구축 후에도 관리체계 고도화, ‘ 3중의 그물망 안전시스템’

세계도 수소경제 주력 초기에도 430개 충전소 운영

“양재수소충전소 운영 언제부터인가요? 양재수소충전소 인근 주민입니다.”, “수소충전소는 안전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양재수소충전소와 관련해 ‘구청장에 바란다’ 등 곳곳에서 알려진 주민들의 의견이다. 양재수소충전소 운영과 관련해 신속한 운영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있는 반면, 충전소와 인접한 인근 지역주민들은 수소충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폭발 위험성 등을 이유로 불안함을 호소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역사회를 양분하는 과제로 등장한 수소충전소 해결을 위해 서초구는 10월 26일 오후8시부터 9시까지 비대면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본지는 양재수소충전소가 주민안전과 환경에 직결된 만큼, 주민들의 수소에 관한 불안과 오해를 불식시키고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양재수소충전소와 관련한 주요 내용을 심층 취재했다.

왜 수소인가.

수소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사용하는 에너지원으로, 석유나 석탄을 대체하는 미래의 청정에너지원 중 하나이다. 수소에너지 원료가 되는 물은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수소를 연소시켜도 산소와 결합하여 극소량의 질소와 물로 변하므로 공해 물질로 인한 환경오염 염려가 없어 인류의 궁극 연료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수소에너지는 지구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다른 연료에 비해 안전성이 뛰어나며, 공해물질이 없이 순수 물만을 배출한다. 또 재순환이 가능해 고갈이 없고, 에너지 자립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위험성 어디서 나왔나.

지난해 5월 23일 강원도 강릉 벤처공장에서 수소저장 탱크 폭발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어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 수소충전소에서도 지난해 6월 10일(현지 시각) 폭발사고가 발생해 2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을 증폭시켰다.

강릉 수소충전소 폭발사고는 ‘수소는 수소폭탄이 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도 심어 잠재적 위험 물질이라는 ‘오명’도 입었다. 그러나 수소폭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인공적으로 가공해 사용하는데 자연상태에서 수소가 중수소, 삼중수소가 될 수 없다.

특히 수소폭탄의 폭발은 1억℃ 이상 온도에서 일어나지만, 수소차 운전온도는 60~80℃여서 폭발 위험이 없다. 강릉 벤처공장에서의 수소탱크 폭발은 수전해방식의 수소추출 탱크 내부에 반드시 설치해야할 산소제거 필터를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충전소 안전한가.

수소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그동안 석유화학 시설 등 산업현장에서 수십년간 사용하면서 안전관리 노하우가 축적돼 왔다. 수소는 가장 가벼운 기체로, 공기 중에서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점화 및 폭발 등의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그럼에도 수소가 가연성을 지닌 물질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수소를 철저하고 엄격한 안전관리 아래 이용하고 있다. 충전기도 안전하다. 수소차와 수소충전소에 있는 충전기는 강철보다 10배 이상 강력한 탄소복합섬유를 사용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터지는 게 아니라 찢어지면서 수소가 새어 나가도록 하고 있다. 수소는 밀도가 낮아 누출되면 대기 중으로 빠르게 퍼져 폭발 가능성이 거의 없다.

특히 연료탱크, 연료공급 시스템 등 관련 장비에 수소누출감지센서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수소누출을 감지하는 등 중복안전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화학공학회 등 전문기관들도 지연발화 온도, 연료독성, 불꽃온도, 연소속도 등 종합적인 위험도를 고려할 때 수소가 도시가스보다 안전하다고 평가한다.

정부도 앞장서는 수소경제.

수소에 대한 안전성과 경제성이 확인된 만큼 정부도 수소경제 육성을 위해 팔을 걷었다. 2020년 2월 시행을 목표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을 제정했다.

수소경제 이행 촉진을 위한 기반 조성 및 수소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도모하고, 수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과 공공의 안전 확보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관계 부처 장관이 위원으로 참여해 수소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수소경제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소산업진흥, 수소유통, 수소 안전 전담기관을 지정하는 등 수소경제 이행 추진체계를 마련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 EU 등 주요 선진국들은 수소경제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수소충전소 구조는?

수소충전소는 ‘저장식(Off-site)’과 ‘제조식(ON-site)’으로 분류한다. 저장식 수소충전소는 외부로부터 수소를 공급받아 운영하고, 양재수소충전소는 저장식에 속한다. 제조식 수소충전소는 생산, 압축 후 공급하는 등 자체적으로 운영한다.

저장식 수소충전소 주요설비는 수소운송장치(튜브트레일러), 수소압축기, 저장용기, 차량충전 수소주입기(디스펜서)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충전과정은 수소운송차량인 수소튜브트레일러로부터 수소를 공급받아 압축기에서 수소압축패캐지로 일시 저장해 차량의 잔압을 확인 후 차량 압력에 따라 충전한다.

양재수소충전소 연혁.

양재충전소(양재동 201-1)는 2522㎡ 규모로 2010년 연구목적으로 현대자동차에서 운영에 들어갔다.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설비노후화로 충전서비스를 일시 중단 사실을 알렸다.

이후 정상운영이 됐지만, 또 다시 설비 문제가 생기자 올해 2월 충전 설비 교체 후 연말에 재개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현대차는 연내 수소충전소 재개장이 어렵다는 판단을 서울시에 통보했고, 최근 운영권을 서울시로 넘기는 방식의 기부체납을 결정했다.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수소충전소를 포함한 고압가스 저장시설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내에 그 사업 또는 저장소의 사용을 시작하지 않고, 1년 이상 계속해 그 사업 또는 저장소의 사용을 중단하면 사업장 폐쇄가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허가권을 가진 서초구청이 올 12월까지 양재 수소충전소 재개장을 위한 서울시의 설비 관련 변경 허가 신청을 허가하지 않으면 양재 수소충전소는 문을 닫을 수 있다.

서초구는 주민의 의견수렴을 전제로 폐쇄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충전소 주변에 잔디마을, 양재리본타워 아파트 주민 등 약 880가구의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서울시는 폐쇄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는 서초구에 재개장을 위해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주민 의견수렴보다 조속한 운영재개를 원하고 있다.

양재수소충전소 안전성 확보했나?

서초구는 양재수소충전소 운영과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했다. 구는 안전관리 추진방향으로, 안전성 평가결과를 제출하는 등 수소충전소 설계·시공단계에서 안전성 강화 및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실시간 이중모니터링 시스템, 첨단장비를 활용한 정밀진단 등 충전소 관리체계 고도화에 나서며, 일간·주간·월간 단위의 안전점검 등 맞춤형 유지관리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안전하고 완벽한 충전소 구축을 위해 구는 방호벽을 비롯해 수소튜브트레일러, 수소압축기, 저장탱크, 수소충전기 등 전제품을 국제규격 성능을 통과한 제품으로 설치하고, 설치 전·중·후 단계별 전문기관의 정밀안전진단을 거치기로 했다. 충전소 구축 후에도 관리체계는 고도화를 유지한다.

구는 충전소 시설 안전여부를 온라인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밀안전진단을 확대해 안정적인 수소충전소 운영기반을 확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세부계획으로 수소충전소 실시간 이중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수소누출, 압력, 온도 유량 등 안전관련 주요항목을 운영사와 가스안전공사가 이중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수소충전소 맞춤형 위기관리시스템도 운영한다. 수소충전소의 안전점검 확행을 위해 주기적인 점검체계를 가동하고, 전문기관의 안전진단을 추가로 실시해 수소충전시설의 안전을 확보한다.

수소충전소는 내압용기가 견딜 수 있는 압력(1000bar)의 88% 이하인 875bar 정도만 사용하고, 압력상승 시 안전밸브가 자동으로 작동돼 전기차단, 수소 배출 등 안전 조치가 이뤄진다. 충전 중 노즐에서의 가스누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차단장치가 작동되며, 가스 누출 및 화재 발생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가스누출 및 화재감지 장치가 설치돼 있다.

또 수소충전소 이중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수소충전소 상태가 서초구청을 비롯한 한국가스안전공사, 유관기관에 실시간 전송돼 위험요인 발생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다. 특히 노즐은 최종 안전하게 연결되기까지 가스가 흐르지 않는 형식이며, 차량의 리셉터클과 분리할 때는 압력이 방출되어 안전하다.

세계 수소충전소 현황은

2019년 말 현재 한국 39개소를 비롯해 일본 112개소, 미국 70개소, 유럽 134개소, 중국 32개소 등 약 430개소의 수소충전소가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수소는 탄소를 대체할 에너지로 필요성은 인정되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확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은 2017년 수소기본전략을 채택해 2015년까지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목된다. 특히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자립형 에너지공급을 위해 수소경제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수소차 30만대, 수소충전소 900개소, 가종용 연료전지 530만대, 수소발전단가 17엔/㎾h를 목표로 정했다.

이 외에도 수소차와 가정용 연료전지의 확대를 기반으로 저비용 수소이용과 액화수소, P2G 해외생산 등 수소공급 체인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도 캘리포니아주와 연방정부 주도로 수소정책에 돌입했고, 독일은 재생에너지 활용 극대화를 위해 수소경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호주도 로드맵을 수립해 수출자원화를 도모하고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 현황

서울에는 양재를 비롯해 상암, 강동상일, 국회와 함께 4개소 수소충전시설이 있다. 서울시는 양재수소충전소 1일 수소저장능력을 300kg로 증설해 1일 충전가능차량을 60대 이상으로 확대하는 개선사업안을 마련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수소충전소는 안전성 확보한 청정에너지로, 에너지 수입국인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연료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서울시의 시책에 부응해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많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도심에 설치하는 충전소인 만큼 주민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주민여러분의 요구와 의견의 수렴하고 안전성 확보해 합리적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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