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앞에 하수처리장?…서초구 떠나야 하나”

국토부 ‘과천하수처리 한 밤 기습결정에 조은희 구청장, 최종배 부의장, 주민 한국토지주택공사 항의방문

서초구 입장 배제당한 주민 허탈감…기존 서류 무효화하고 새로 협상해야

“과천시민을 위해 서초구 주민들이 악취를 안고 살라는 것이지요. 마을을 떠나라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건강권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 누가 살 수 있겠어요.”(우면동 주민)

“왜 피해자가 찾아다니면서 관계기관에 부당성을 호소하고 다녀야하죠? 무언가 잘못됐어요.”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최종배 서초구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20여명의 서초구 주민들이 10월 16일 오전 LH경기지역본부를 항의 방문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과천3기신도시 사업시행계획을 국토부에 기습 제출하면서 과천시하수종말처리장 위치를 우면동 서초주거단지 우솔초등학교 인근으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주민들은 이날 항의서한에서 “과천하수처리장은 서초구민의 주거환경을 해치는 이기적이고 편파적인 과천시와 LH, 국토부의 행태”라면서 시정을 촉구했다. 특히 “과천하수처리장이 우면동 우솔초등학교와 100미터도 떨어지지 않고 3,204세대에 7,3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주거단지에 서초구와 관계없는 과천시의 유해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비상식적 결정이며,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LH가 과천하수처리장 위치를 합리적인 장소로 결정하겠다는 당초의 약속을 뒤집은 것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국토부의 ‘2차수도권주택공급계획(2018.12.19)’에 하수처리장 위치가 서초지구 맞은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서초구는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에 LH는 하수처리장의 위치가 주택지구 인근이라는 점을 들어, 합리적인 위치로 결정하겠다고 전날(14일)까지 약속했음에도 계획을 급히 바꿨다면서 이유와 배경이 의심스럽다. 서초주민만 희생양이 되는 편파적인 뒤통수 행정이다”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LH도시건축통합계획단 강성민 단장은 “서초구민께 많은 심려를 끼친데 사과드린다”면서 “과천하수처리장과 관련, LH는 물론 지구계획승인 기관인 국토부 또한 입지선정을 고민했고,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강성민 단장은 이번 상황은 서류를 제출하고 국감 등이 겹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오해된 부분도 있다. 국토부도 이와 관련 16일 보완 공문이 올 예정이다. 다음 주부터 서초구와 과천시, 사업시행자간 회의를 갖고 입지선정과 하수처리계획에 대해 재협의에 들어갈 것이다. 1개월 시간을 주시면 대안을 모색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도록 하겠다. 믿어주시면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지역구 구의원 자격으로 함께한 최종배 서초구의회 부의장은 “해당 위치에 하수처리장을 건립하는 것에 대해 LH도 과거 기술적, 상식적, 법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고, LH사장님도 조은희 구청장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구단위계획은 제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히면서 “그런데 국토부는 문제가 있는 서류의 제출을 요구했다. 모든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경위를 밝혀달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특히 최 부의장은 “이번에 LH에서 제출한 서류는 조건이 맞지 않았고, 기한도 지키지 않아 효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조은희 구청장도 “과천시민을 위한 하수처리장을 서초구민이 거주하는 앞마당에 설치하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LH사장님은 14일 지구단위계획은 합의가 안되면 올릴 수 없다고 약속하며 확언했는데 그날 밤 제출한 것을 보고 놀랐다. 그동안 LH가 서초구민의 입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믿었는데, 신뢰가 산산조각 났다”고 우려했다.

조 구청장은 특히 “LH는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면서 ‘우솔초 인근’으로 장소를 명시했다”면서 “앞으로 협의에 앞서 해당 서류를 반려하거나 무효화할 수 있는 조치가 있어야 공평한 협의가 가능하다. 관계기관과의 입지대안협의도 공신력과 구속력이 있도록 어떤 협의를 방법과 형식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주민들은 “국토개발은 모든 국민을 위한 사업이 되어야 한다. 일방적인 의견을 수용하거나 편승하고 야합하는 행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고 또 다른 주민은 “유해시설을 주거단지 앞에 건립하는 것은 균형발전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지난 1년간 합의를 보지 못했는데 단기간에 의견을 모으겠다는 LH에 불신을 제기하는 주민도 있었다. 피해자인 주민들이 혐오시설에 따른 관련 기관과 단체를 찾아 설명하고 사정하는데 대한 억울함도 호소했다.

특히 한 주민은 “악취를 안고 살라는 것은 마을을 떠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건강권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 누가 살 수 있겠냐”며 고개를 저었다.

이에 강성민 단장은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기 전에 서초구에 미리 전달토록 하겠다”면서 “지구계획 서류는 내년 4월까지 수정 보완 가능한 만큼 하수처리장도 수정 가능하다. 과천시 입장도 좁혀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취재에 따르면 과천시는 2018년 과천시 일대가 3기 신도시에 포함되면서 과천시와 주민들은 일방적인 정부의 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특히 과천시장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계획 등이 담긴 정부의 ‘8·4 대책’에 반발해 천막시위에 들어갔다.

이에 3시 신도시 등 주택공급계획에 다급해진 LH와 국토부는 과천시의 편을 들어 이미 지난해 12월 ‘선바위역 인근 시설 증축’으로 결론났던 하수종말처리장을 서초구 우솔초 인근으로 옮겨 과천시장의 얼굴을 세워준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구에 따르면 과천3기신도시 사업시행자인 LH 및 경기도·경기주택도시공사·과천시 등 사업시행자들은, 지난 14일 국토부에 과천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안에 하수처리장 위치를, 과천시의 주장대로 주암동 361번지 일대로 확정했다.

이날은 지구신청의 법적 기한 날짜였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LH의 해당 지구계획안에 대해 서초구의 반발을 고려해 ‘서초구와 과천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안으로 올리라’고 반려시켰으나, 이날 저녁 8시경, 돌연 입장을 바꿔 모두가 퇴근한 시각에 접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에 합리적 해결을 기대했던 서초구 주민들은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하고 “뒷통수를 맞은 격”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5 thoughts on ““초등학교 앞에 하수처리장?…서초구 떠나야 하나”

  1. LH 국토부 과천시장 과천시기초의회 모두 책임이 있습니다..
    우솔초앞 하수종말처리장은 이들이 합쳐 아이들을 죽이려하는 만행입니다..
    이들의 만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서초구청장님 이하 서초구의회 의원님들, 서초구 우면동 주민 여러분 모두 힘을 합쳐 이 만행을 꼭 이겨냅시다.

  2. 세상에 지금 이게 말이되나요. 아니 소통의 부재가 원인인가요? 힘겨루기에서 과천에서 밀린 건 가요? 서초구의원님들? 공기좋고 양재천 맑은 물이 시그니쳐인 우면동 앞마당에 똥통!?, 이대로 진행될 일 없겠죠?

  3. 맞아요.. 살던 곳을 떠나야하나 하는 생각 듭니다. 너무 처참하네요.. 이런 말도 안되는 행정에 괴로워해야하는 것이 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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