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펴Go 행복Dream”…서울나래학교 개교

서울에서 17년 만에 공립 장애인 특수학교…막연한 두려움 불식, 편견극복 계기로

서초구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사회적 합의…주민합의 어려움 겪는 타 지역과 대비

조은희 구청장  “함께 세운 나래, 함께 여는 미래, 특수학교 역사 새로 쓰는 계기 되었으면”

서울 지역에서 17년여 만에 문을 연 공립 장애인 특수학교인 서초구 염곡동 ‘서울나래학교’가 11월 7일 개교식을 열었다. 새 학기가 시작한 지난 9월 개교 이후 학업에 들어간 나래학교에는 지체장애학생 66명이 등교하고 있다.  서울에서 공립특수학교가 문을 여는 건 2002년 종로구 서울경운학교 개교 이후 17년 6개월만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강당에서 열린 개교식에는 조희연 교육감, 조은희 구청장, 나래학교 김정선 교장,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이윤복 교육장, 박성중, 박경미 국회의원, 안종숙 서초구의회 의장과 구의원, 지역인사가 함께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나래학교는 지역과 우리사회가 모두 뜻을 모아 가능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가능성을 열어가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앞으로도 서울교육청은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장애학생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질시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고, 교육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특수교육 여건 개선 노력과 동시에 특수학교 신설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조희연 교육감은 나래학교 설립을 위해 지역사회의 뜻을 모으고 행정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은 조은희 구청장에 감사장을 전달해 큰 박수를 받았다. 장애인학교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했던 조은희 구청장은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 서울시에 전달하고 갈등을 적극 나서 봉합하는 등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앞장섰다.

한편 나래학교는 서울교육청의 2016년 설립계획 행정예고가 이뤄진 뒤 주민과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언남초등학교가 내곡동으로 이전하면서 남아있던 부지 9870㎡에 지체장애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겠다는 내용의 행정예고를 했다.

이에 염곡동 주민 일부는 학교 설립 대신 마을의 개발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2017년 6월 첫 주민설명회는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반대는 없었지만 학교가 들어오면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를 위한 편의시설이 필요하니 마을 일대를 종상향,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학교가 설립되면 정서상 모든 상황이 더 어려워 질것을 우려했다. 이에 조은희 구청장은 주민들과 도로안전, 편의시설 등 주민이 원하는 사항을 교육청에 전했다. 교육감과 구청장, 서울시의원, 주민대표가 참여한 회의도 열었다. 2018년 여름 조희연 교육감과 주민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고 서울시는 ‘종상향은 불가하되 주민 편의시설 지원은 가능하다’는 답을 내놨다.

서울시와 서초구 교육청은 조정회의를 열어 상생방안으로  장애아 부모와 주민들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북카페 유치를 제안했다. 서울시는 주민 편의 시설과 관련된 예산 지원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는 7월 도로정비를 위한 특별교부금 3억4000만원을 서초구에 지원했고 구는 8월 도로폭을 확장하고 인도 정비와 함께 CCTV를 설치했다.

한편 사회적 합의로 장애인학교가 설립된 서초구와 달리 서울 타 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른 특수학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청이 2013년 11월부터 설립을 추진해온 강서구 서진학교는 2017년 9월 주민설명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학교설립을 호소하고, 그 사실이 알려져 님비(NIMBY)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진 뒤에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3월 개교할 예정이었으나, 내진보강설계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개교가 6개월 연기됐고 여기에 일부 주민의 공사 관련 민원 개교일은 내년 3월로 또 미뤄졌다. 중랑구 동진학교는 나래·서진학교보다 앞서 2012년 설립계획이 수립됐으나 아직 부지도 못 정하고 있다.

교육청이 신내동 313번지와 314번지에 부지를 정하고 땅 주인들의 동의도 받았으나 중랑구청이 인근 700-1번지에 학교를 지으라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신내동 313·314번지와 700-1번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학교를 건설하려면 구청이 그린벨트 해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중랑구청은 지역개발을 위해 동진학교 부지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구청이 대체부지로 제시한 곳은 간선도로에 접해 소음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외지고 연결 도로도 없어 교육청이 난색을 보이도 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45만 서초구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나래학교 설립을 가능하게 했다. 보편적 교육을 위해 지역사회가 뜻을 모으고 이는 특수학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서초구와 서울나래학교가 함께 만들어 낸 특수학교의 역사가 다른 지역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개교기념식 방명록에 “함께 세운 나래!, 함께 여는 미래! 서울나래학교의 개교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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